갑자기 떠난 미야자키 서프 트립 – 일본 미야자키 편

갑자기 떠난 미야자키 서프 트립 – 일본 미야자키 편
07/07/2017 WSB FARM SURF MAGAZINE

갑자기 떠난 미야자키 서프 트립 – 일본 미야자키 편

제주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지난 주말, 일본 친구와의 미팅을 빌미로 미야자키로 짧은 서프 트립을 떠나기로 했다. 서울에서 미야자키로 출발하는 항공권을 검색 하던 중 양양공항에서 기타큐슈로 가는 비행 노선이 신설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경로를 변경하여 기타큐슈에서부터 렌터카를 이용한 여행루트를 계획하게 되었다.

기타큐슈 Kita Kyusyu => 오구라하마 OGURAHAMA=> 기자키하마 KIZAKIHAMA => 우메가하마 UMEGAHAMA=> 코이가우라 KOIGAURA를 최종 목적지로 대략적인 여행루트를 결정했다.

날짜별로 가격이 다르긴 하지만, 편도기준 가장 싼 날/비싼 날 49,000원/199,000원으로 편차가 있었지만, 다행히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었다. 저녁 8시에 출발하여 9시 20분쯤 도착하는 항공 스케줄과 차 막힐 일 없는 7번 국도는 양양에 거주하는 서퍼들에겐 가벼운 발걸음을 선사한다. 널찍한 공항 주차장(이용료 : 무료)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적했고 제주대회로 출발한 팀들의 차가 뜨문뜨문 주차돼있었다. 체크인 카운터에 한 시간 전쯤 도착하고 전혀 기다림 없이 검색대를 거쳐 입국심사를 지나는데 소요된 시간은 불과 5분 남짓, 대기실에는 관계자 외 우리 둘이 전부인듯하여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우리 두 명이 전부라며 전세기를 이용하시게 되어 축하한다는 답변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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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 10분의 짧은 비행 후 도착한 기타큐슈 공항 출구 앞에는 편의점과 렌터카 회사 카운터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 특유의 친절한 설명을 받으며 예약해놓은 렌터카에 짐을 싣고 곧바로 미야자키의 메인 스폿인 오구라하마로 향했다. 국도와 고속도로를 넘나들며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숙소를 따로 예약하지 않은 탓에 차에서 잠을 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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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밝아진 외부의 온기를 느끼며 눈을 뜨니 한적했던 주차장은 이미 서퍼들의 차량으로 가득하였다. 예상대로 크지 않은 파도였지만 100여 명의 서퍼들이 라인업에서 파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근 전 서핑을 즐기는 모습은 한국의 부산 송정과도 흡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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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라인업을 뒤로하고 오후부터 남쪽부터 커지는 차트에 따라 NSA 주니어 챔피언십이 개최되고 있는 기자키하마로 출발했다. NSA 주니어 챔피언십은 일본 차세대 유망주를 선발하는 대회로 많은 브랜드 관계자와 서핑 매체에서 눈여겨보는 대회 중 하나다. 차트보다 작은 사이즈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어린 선수들의 실력은 굉장했다. 무릎, 허리 정도 사이즈의 힘없는 파도였지만 파도를 읽고 스피드를 만들어 기술을 완성시키기까지의 움직임은 여느 프로선수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능숙함과 노련미를 갖추고 있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나라임을 증명하듯 어린 선수들의 경기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한국의 대회들이 활기찬 축제 분위기 속에 치러진다면 일본의 대회는 경기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져 보다 차분히 진행되었다. 한국 메이저 대회에 참가한 일본, 대만 서퍼들이 놀라워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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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를 뒤로하고 남쪽으로 내려가며 곳곳에 숨어있는 스폿들을 체크해갔다. 그중 단연 눈에 들어온 스폿은 우메가하마 리버마우스였다. 스웰이 크지 않아 서퍼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한눈에도 지형상 좋은 파도가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곳에서 만난 로컬 서퍼가 친절하게 지역 특색과 우메가하마만의 몇 가지 독특한 로컬룰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첫째, 문신이 새겨진 서퍼는 입수금지라고 한다.우메가하마는 타 지역에 비해 어린 서퍼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문신 서퍼들과 함께 입수할 경우 위압감과 정서상 좋지 않다고 판단하여 정해졌다고 한다.

둘째, 태풍 파도처럼 큰 스웰이 들어오는 경우 ‘ Local Only ‘스폿이 된다. 큰 강에서 흘러나오는 강물과 바다가 만나며 생기는 조류에 휩쓸려 먼바다로 떠내간 관광 서퍼들을 구조해온 이후에 생겨난 규칙이라고 한다.

로컬이기 때문에 타 지역 서퍼를 무작정 배척하는 느낌보다 그 지역에 살아가며 터득한 오랜 경험이 우러나오는 로컬 서퍼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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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과 바다가 만나는 멋진 풍경의 우메가하마에서의 서핑은 다음 방문으로 미루며 마지막 목적지인 코이가우라로 향했다. 코이가우라에는 님베가 도쿄에서 살던 시기에 가깝게 지냈던 단골 바 사장 MIYAMOTO(미야모토)상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다. 낯설지 않은 시골길 안쪽에 있는 COUNTRY FIELD(컨트리 필드) 게스트하우스는 일본 전통방식의 오래된 가옥을 리뉴얼을 통해 자연과 한껏 어우러지는 멋진 장소였다. <1박에 4,800엔(2회 식사제공)> 미야모토상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파도는 커지고 있었고 우리는 드디어 미야자키에서의 첫 입수를 맞이했다. 북부 미야자키의 유명스폿인 오구라하마와 기자키하마에 비해 붐비지 않는 라인업과 빠르지 않은 속도임에도 꾸준히 밀어주는 힘 있는 파도였기에 해 질 무렵까지 파도타기를 즐겼다. 장시간 운전과 간만의 무한 패들로 인해 식사 후 바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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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머무르는 기간 동안 최고의 파도가 있을 거라 예상했던 대로 좋은 파도가 들어오고 있었다. 미야자키에도 한동안 파도가 들어오지 않았던 탓에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라인업은 붐비는 편이라 했다. 먼저 일어나 인근 스폿을 살펴보고 온 미야모토상은 메인 피크에서 조금 떨어진 오른쪽 스폿에 아무도 없다며 빨리 가자는 손짓을 했다. 자전거로 약 5분 거리의 스폿은 가벼운 오프쇼어에 오버헤드 크기(세트 기준)의 파도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고 미야모토상과 그의 아내 아리스 그리고 나와 님베만의 프라이빗 비치 서핑을 오전 내내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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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한동훈

photo by Country Fi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