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샘 윤 (Sam Yoon)

인터뷰 – 샘 윤 (Sam Yoon)
06/12/2016 WSB FARM SURF MAGAZINE

인터뷰 – 샘 윤 (Sam Yoon)

지금 당신이 기다리는 그 파도는 아주 먼 곳에서 시작했다. 뜨거운 태양과 폭우를 지나 계절을 따르는 새들의 군무를 목도하며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래서 서핑을 한다는 것은 수천, 수만 킬로미터의 거리만큼 응결된 에너지를 딛고 일어선다는 뜻이다. 생각의 틈을 관통하고 일상을 흔드는 힘이 거기에서 온다.

 

이제, 파도 위에 서는 이들을 만나러 간다. 깊게 울리고, 진하게 흔들려 본 그들의 파도 이야기를 듣는다.

 

첫 번째 인터뷰는 샘 윤 (Sam YO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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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Jun Kurahash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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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의 많은 서퍼들이 <Sprit of Akasha>에서 당신이 빅 웨이브 타는 장면을 인상 깊게 봤다. 

 

서핑을 시작할 때부터 빅웨이브를 타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건 아니다. 파도의 크기는 개인마다 기준이 다르다. 나에겐 큰 파도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지금은 20~25피트 정도의 파도를 보고 놀라워하지만 다음 세대에는 그 개념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더 큰 파도를 찾아서 모험을 떠나기보다는 그 시기에 서핑에서 느껴지는 아드레날린에 도취하고 파도의 흐름을 파악하며 더 큰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타고 싶은 파도를 쫓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지점에 이르게 된 것이다.

 

Sprit of Akasha

1972년, 알버트 팔존(Albert Falzon)은 서핑에 대한 전 세계인의 시선을 바꾼 영화 <Morning of the Earth>를 만들었다. 이는 많은 사람에게 서핑을 한다는 것은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살아내는 것임을 알려준 최초의 영화이다. 2014년, 앤드류 키드먼(Andrew Kidman)과 알비 팔존(Alby Falzon)이 영화에 대한 오마주로 <Sprit of Akasha>를 만들어 현대인들에게 <Morning of the Earth>에 담긴 서핑의 가치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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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Patrick Tref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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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직접 먹을 것을 재배한다든지, <Spirit of Akasha>의 한 장면처럼 직접 불을 피워 목욕을 즐기는 모습에서 당신의 가치관이 드러난다. 당신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것인가?

 

현대 문명은 머리와 손발을 써서 하던 일을 기계화하면서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내게는 그런 문명이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한 예로, 씨앗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지금은 씨앗조차 국가 차원에서 통제하는 세상이다. 그런 씨앗을 구매해 농사를 지으면 작물을 얻을 수 있지만, 거기서 얻은 종자는 아무리 심어도 싹을 틔우지 못한다.

 

나는 이 씨앗의 메커니즘이 인류에게도 똑같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정이 되지 않는 음식을 먹는 인간이 불임 증상을 겪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모든 음식이 바로 이러한 (국가적으로 통제된) 씨앗에서 시작한 것이기에 경계하고, 직접 농사를 짓는다. 또 자신이 먹는 곡식을 직접 재배할 수 있는 능력과 불을 다루는 지혜 정도는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한다.

 

사냥 또한 마찬가지다. 살아 있는 존재를 잡아서 죽일 때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동물은 땅에 묻을 목적으로 상대를 죽이지 않는다. 정육점에서 아무렇지 않게 생닭을 사먹으면서 닭 모가지를 비트는 일에 경악하는 것은 모순이다. 생명을 빼앗는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자세에 대해 자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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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Andrew Kid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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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에서 서핑 붐이 이는 중이다. 먼저 서핑을 접한 이로서 서핑을 좀 더 멋지게 즐기고 싶은 한국의 서퍼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하와이에는 ‘알로하(Aloha)’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인사 정도로 알고 있지만, ‘알로하’는 좁은 섬 안에서 사람들이 상생하기 위해 서로 사랑하고 정을 나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내게 달걀 열 개가 있다면 그 중 가장 신선하고 예쁘게 생긴 것을 남에게 주는 마음이 진정한 알로하이다. 파도가 귀하고 포인트가 좁고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서 양보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서핑의 즐거움은 느끼지 못한다. 나는 서핑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다. 그것은 단순히 파도를 타는 행위를 넘어 세계를 진지하게 관찰하고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생각하며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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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Jun Kurahash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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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서핑에서 로컬리즘이 잘못 해석돼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있다. 당신에게 진정한 로컬리즘이란 어떤 의미인가?

 

바다가 자신만의 것이라고 착각하는 로컬 서퍼들이 있다. 서핑이 태동한 하와이의 니하우섬(Niihau I.)에서 토착민들과 서핑할 때, 그들은 나에게 ‘바다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가르쳤다. 그들은 하와이에서 누대를 이어오며 사는 이들이든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온 이방인이든, 바다를 사랑하고 경외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그 땅을 진심으로 아끼는 이라면 누구나 하와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세는 하와이뿐만 아니라 호주, 일본 그리고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물론 이방인은 로컬 서퍼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바다 위에서의 예절을 배워야 한다. 내가 호주 골드코스트에 살며 서핑을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동양인을 무조건 무시하고 배척하는 지역민들에게 하와이에서 배운 알로하의 정신을 전달하는 것. 호주 어린아이들이 진정한 존중의 의미를 모르고 자란다면 이곳의 잘못된 문화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오래전부터 한국 서핑 1세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토착민이 영리를 목적으로 바다를 나누고 기득권을 이용해 이방인을 따돌리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터전과 파도를 사랑하는 만큼 타지에서 온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한국 서핑 문화의 장래는 분명 밝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이가 있다면 당장 내일부터라도 실행에 옮기길 바란다. 역시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Good surfers are not just in the water.

To be a complete good surfer,

You must have those in and out of the water.

Please be respectful ( respect is not something you expect from others you must always give)

Be humble no matter where you go ( I’ve learn this from my own mistakes )

And be aloha

 

진정한 서퍼란 물에서만 잘 타는 것이 아니라

물 밖에서의 서퍼로서의 모습도  중요하다

존중하고 배려하라 (존중이란 받는 것이아닌 주는 것이다)

겸손하라 어디를 가든지 (나의 실수로 부터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Aloha정신을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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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ha’ 하와이의 인사말로 affection, peace, compassion and mercy의 뜻을 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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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Tobi

Interviewer : 장래홍 (leon 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