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전은경 (EunKyung Jeon)

인터뷰 – 전은경 (EunKyung Jeon)
22/03/2017 WSB FARM SURF MAGAZINE

인터뷰 – 전은경 (EunKyung Jeon)

1. 2015년 세 개의 대회(제주 국제서핑대회, 부산시장배 국제서핑대회, 양양군수배 서핑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했다. 서핑대회에 참가하는 것과 우승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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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서 굉장히 기쁘다. 처음 대회에 출전했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서핑대회가 있다는 것만으로 신기해했다. 한국에 서퍼들이 매우 많다는 것도 알게 됐고 강원도뿐 아니라 부산, 제주 등 다른 지역 서퍼들의 기량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도 일 년 동안 갈고 닦은 서로의 기술을 보고 또 한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서 대회는 꼭 참석하는 편이다. 나 역시 그동안 연습했던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고, 나보다 잘 타는 선수들에게 배우고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대회에 참가하는 이유이다.

 

지금은 후원을 받는 선수이다 보니 솔직히 대회 참가에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좋은 성적으로 우승하면 좋겠지만, 입상하지 못하거나 내 기량을 모두 보여주지 못해도 예전만큼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우승하느냐 못하느냐는 이제 큰 의미가 없다. 그저 서핑할 수 있고 대회에 나가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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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처음 서핑을 하고 양양에는 언제 어떤 계기로 내려오게 되었는가?

 

2009년에 스노보드를 같이 타던 친구의 지인이 양양에 서핑숍을 열었다고 해서 함께 놀러 온 게 시작이다. 처음 서핑을 접했을 때는 재미는커녕 짠 바닷물에서 이 힘든 걸 도대체 왜 하나 싶었다. 당시는 서핑이 뭔지도 몰랐고 수영도 못해서 바다에서 물놀이 하는 건 상상도 못 했다. 물론 지금은 바다 없이 못 사는 지경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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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때와 비교하면 양양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그때는 정말 작은 시골 바닷가 마을이었다. 지금은 서핑 숍이며 카페, 펜션 등의 편의 시설이 늘어나 예전과 달리 많이 북적인다. 도시 같은 느낌이다. 물론 편의 시설이 많아져서 좋은 점도 있지만, 서핑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돈벌이로만 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는 걸 보면 씁쓸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지금의 서핑 문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정말 순수하게 서핑이 좋아서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서핑하며 열심히 개척한 분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 우리가 편하게 서핑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주면 좋겠다. 좋은 환경과 좀 더 나은 시설에서 서핑을 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하면서 좋은 서핑 문화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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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제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많은 분이 같은 질문을 한다. 여기 와서 서핑하기 전까지, 그러니까 도시에서는 지출이 많은 삶이었다. 사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았다. 하지만 이곳에 내려와 서핑하고 본의 아니게 어촌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사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없고, 정말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게 되더라. 물론 돈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아르바이트하면서 서핑도 하고 해외 서프트립도 나간다. 작년에는 멍게 아르바이트도 해봤다. 이 이야기를 하면 다들 웃지만, 내가 좋아하는 서핑을 하기 위해서라면 멍게 아르바이트도 즐겁다.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나는 지금 생활에 상당히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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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족이나 친구들은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생각하나?

 

가족들을 이해시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다 큰딸이 시집도 가지 않고 안정된 직장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서 서핑을 한답시고 강원도 시골에 내려가 집에는 자주 오지도 않고, 어쩌다 한번 집에 가면 시꺼멓게 탄 얼굴에 추레한 옷차림을 한 나를 보고 다들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어느 날 가족 모두가 이곳으로 여행을 오게 됐다. 그때 내가 서핑하는 모습이며 생활하는 모습을 본 후로 엄마는 나를 이해하고 응원해 주기로 했다. 지금은 친구들한테 자랑도 하고 표현은 잘 하지 않으나 뿌듯해한다. 물론 지금도 잔소리는 하지만 내 최고의 후원자이자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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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계속 서핑을 하고 싶다. 여전히 재미있고 서핑을 할 때만큼은 정말이지 행복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틈틈이 대회도 나가고 캠프도 할 생각이다. 시집도 가야겠지만 서핑을 하면서 지금처럼 재미있고 즐겁게, 열심히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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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장래홍 (leon 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