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fboard Shaper – 박철우(True Park)

Surfboard Shaper – 박철우(True Park)
16/11/2016 WSB FARM SURF MAGAZINE

Surfboard Shaper – 박철우(Tru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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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보드 셰이퍼는 손으로 서프보드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직접 보드를 만들고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보드를 만드는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를 요구한다. 실패에 낙담하기보다는 다시 설렐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테크닉과 아트, 컬처의 결합이라 불리는 서프보드 셰이핑. 서핑이 대중화되지 않던 시기, 서프보드를 만드는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직접 만드는 것까지 이 땅의 셰이퍼들에게는 모두 새로운 도전이었다. 한국의 셰이퍼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서프보드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만들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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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셰이퍼는 True Park Studio박철우 셰이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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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프보드 제작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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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월 조각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 생활을 시작했고 2007년 6월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미국의 많은 지역을 여행했다. 그러다가 산타바바라(santa barbara)에서 우연히 미국 초등학생들이 서핑을 배우는 모습을 보게 됐다. 피어에서 바라본, 라인업에 떠 있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상당히 이국적임이었다. 101번 고속도로를 따라 여행하면서 서핑이라는 스포츠뿐 아니라 그들의 해변 문화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일종의 동경이 생겼다. 그리고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는 수많은 서프숍들을 구경하고 서프보드를 직접 보면서 핸드메이드 서프보드의 색감이며  형태에 매료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 3년 동안은 미술 작업을 계속했지만, 정체된 한국 미술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기 힘들었다. 뭔가 한국에 없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2008년 여름, 예전에 보았던 서프보드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덤볐다. 물론 서프보드는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서, 이후 그 해외 제조회사나 셰이핑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두 대의 쇼트 보드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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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셰이핑 경력은 얼마나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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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 첫 서프보드를 제작하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롱보드 위주로 셰이핑 연습을 시작했다.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셰이핑 관련 동영상을 수없이 봤다. 처음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곳은 스테판 퍼시(Stephen Pirsh)의 ‘How to build your first surfboard’라는 사이트였다. 처음 서프보드를 만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실수나 서프보드의 기본 기능을 아주 잘 설명해 놓았다. 이후 1977년에 나온 <Surfboard Design and Construction>이라는 책을 통해 셰이핑이 얼마나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또 얼마나 세부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지를 배웠다. 그 외, 궁금한 것들은 그때그때 해외 서프보드 제작사에 직접 문의하면서 해결했다. ‘Swaylock’s’라는 토론 사이트도 큰 도움이 된다. 서프보드 제작자라면 누구나 찾는 사이트인데, 아마 평생 필요한 제작 정보들이 모두 모여 있는 유일한 곳이 아닐까 싶다. 처음 서프보드를 만들게 되면서 만난 한국의 셰이퍼들과의 교류도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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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본인이 사는 경주, 포항 지역에 가장 잘 맞는 보드는 어떤 종류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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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핑을 시작할 때부터 가장 고민하고 연구했던 문제이다. 로컬 셰이퍼가 만드는 보드는 그 지역 파도 특색에 따른 결과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지금 내 손에서 다듬어져 나오는 서프보드에는 포항 주변 혹은 동해안 파도의 성향이 묻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내 서핑의 고향인 포항의 파도는 한마디로 거칠고 사납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노퓨은 파도가 들어올 때면 늘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 그래서 파도 면이 거친 날이 많고 금방 클로즈 아웃(Close-out) 될 때가 대부분이다. 파도 특성만 고려한다면 여유가 필요한 롱보드보다는 빠른 속도로 파도를 쉽게 앞서갈 수 있는 쇼트 보드가 좀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롱보드도 상대적으로 쉬운 패들과 신속한 테이크 오프 그리고 속도를 붙여 초기에 파도를 치고 나갈 수 있다면 포항의 파도를 즐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클래식 스타일의 무거운 보드보다는 가볍고 날렵해서 제어하기 쉬운 디자인을 주로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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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프보드 외에도 재미있는 우드 아트워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시회를 열 계획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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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시절 3년 동안 조각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학기마다 프로젝트형 설치미술 제안서를 만들고 실제 제작을 했다. 다음 학기에는 또 어떤 아이디어로 낼지, 미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창의성과 독창성에 대한 스트레스가 늘 있었다. 아마도 그런 고민이 습관처럼 몸에 배서 ‘서핑 바람개비’, ‘서핑 판화’, ‘서핑 회전목마’, ‘서핑 자동기계’, ‘서핑 가구’, ‘서핑 액세서리’ 등으로 이어진 것 같다. 사실 여러 종류의 나무로 많은 물건을 만들었지만 내가 소장하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대부분 작업실을 방문한 이들이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주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곳에 모아두고 전시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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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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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든 물건이든 그것을 인정해 주고 평가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존재 가치가 생긴다. 작업실에서 혼자 고민하고 혼자 제작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금 내가 만든 서프보드를 타고 있는 사람들과 항상 영감을 주는 사람들 그리고 같은 방향성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셰이핑 회사로서 트루팍스튜디오의 계획을 말하기보다는 ‘셰이퍼로서’ 서퍼들과 함께하고 항상 파도와 함께하겠다는 마을을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들은 그 안에서 자연스레 생겨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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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 Park Studio

경상북도 경주시 원효로51번길 5, 2층 트루팍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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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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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이성훈

Written by Leon Jang